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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유 밤편지 가사 해석, 잠들지 못하는 2가지 이유

    아이유 밤편지 아이유 선공개 싱글 '밤편지' 커버. 흐린 유리창 너머로 인물의 옆모습이 부드럽게 번져 보이는 사진으로, 고개를 살짝 숙인 채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다. 흰 셔츠와 어깨에 닿는 머리, 창에 서린 습기가 몽환적인 인상을 만든다. 오른쪽 아래에는 세로쓰기로 '밤편지'와 '아이유'가 적혀 있고, 하단에는 정규 4집 첫 번째 선공개라는 문구가 작게 표기되어 있다.

    아이유 밤편지 가사를 읽기 전에, 저는 ‘잠’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하고 싶습니다. 이 곡을 제대로 듣기 위해서는 그 이야기를 한 번 지나가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목차>

    1. 모든 동물은 각자의 방식으로 잠을 잡니다
    2. 자는 동안 우리는 생각을 할까요
    3. 아이유 밤편지 가사는 그 밤에서 시작되었습니다
    4. 왜 숙면을 빌어주는 것이 고백인가
    5. 반딧불을 창가로 보낸다는 것
    6. 모래 위에 적힌 글씨
    7. 좋은 꿈이길 바라요
    8. 아이유 밤편지 가사가 지금 우리에게 남기는 것

    불이 꺼진 침실을 침대 곁에서 담은 사진. 흐트러진 흰 침구와 눌린 자국이 남은 베개가 놓여 있지만 그 위에는 아무도 없다. 커튼 사이로 새어 든 차가운 새벽빛이 천 위로 길게 떨어지며 주름의 결을 드러낸다. 협탁에는 덮어둔 책 한 권과 물이 담긴 유리잔이 놓여 있고, 그 너머의 공간은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누웠다가 결국 일어난 사람의 밤을 보여주는 이미지다.

    모든 동물은 각자의 방식으로 잠을 잡니다

    모든 동물은 그 진화의 산물대로, 각자의 방식으로 잠을 잡니다.

    대부분은 해가 떨어진 밤에 자겠지만 반대의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인간도 그런 경우가 있는데 동물이라고 없겠습니까.

    그렇지만 제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건 밤에 침대에 누워 이불을 덮으면서 시작하고 싶습니다.

    눕자마자 자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모든 일과가 끝난 밤, 잠자리에 들기 위해 침대에 눕습니다.

    눕자마자 5분도 채 안 되어 잠이 드는 사람이 있고, 10분에서 20분 동안 누워 있어도 잠이 오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저의 경우는 전적으로 후자입니다.

    누워서 뭘 하느냐는 물음이 나올 수 있습니다. 별거 없습니다. 그냥 아무 생각이나 합니다. 의식의 흐름에 따라서 말입니다. 그게 좀 길게 늘어져 더 오래 누워만 있거나, 아예 잠이 깨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는 동안 우리는 생각을 할까요

    그러다 보면 저는 이런 생각이 듭니다.

    잠을 자는 건 하루 동안 쌓인 뇌 속의 쓰레기를 청소하며, 내일 다시 깨어나 하루를 보낼 수 있도록 하는 진화의 산물입니다. 자는 동안에도 뇌는 일을 한다는 말은 많이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뇌가 자기 자신을 청소하기 때문에 이 말은 맞는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반은 틀린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흔히 뇌가 일한다는 것은 생각을 한다는 말과 같은 의미로 받아들여집니다. 하지만 잠을 자는 동안 우리는 정말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과학적으로는 참으로 증명된 명제일 수 있지만,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느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느끼는 것도 결국 감정과 생각의 조합이고, 감정 역시 생각의 조합입니다. 그러니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건 느끼지 못한다는 뜻이고, 자는 동안 뇌가 일을 하면서 우리는 그것을 하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생각은 언제 멈추는가

    다시 잠을 자려 누워 한참의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을 생각해봅시다.

    그들은 잠이 들기 전에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 생각은 멈춥니다.

    그럼 왜 그들은, 그리고 저는 생각을 쉽게 멈추지 못할까요.

    저는 무서움과 두려움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의식하지 못한다는 공포감 말입니다.

    그래서 그런 사람들도 탈진 상태에서 잠자리에 누우면 바로 잠이 들 것입니다. 그런 공포감을 생각해낼 힘조차 없기 때문입니다.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크나큰 상심에 빠져 잠에 들지 못하고, 잠이 들어도 계속 누군가를 생각하는 잠을 자는 사람. 자는데도 할 수 없는 생각을 하는 사람 말입니다.

    밤중에 집 바깥에서 창을 향해 담은 사진. 검은 유리창 바로 옆에 작은 반딧불 하나가 떠 있고, 그 빛은 작지만 어둠 속에서 또렷하게 도드라진다. 창 안쪽은 얇은 커튼이 드리워진 채 어둡고 고요해 아무런 인기척이 없다. 앞쪽에는 여름밤의 키 큰 풀들이 흐릿하게 번져 있다. 창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딱 그 곁까지만 다가간 빛의 거리가 인상적이다.

    아이유 밤편지 가사는 그 밤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흥미롭게도 이 곡은 정확히 그런 밤에서 태어났습니다.

    ‘밤편지’는 2017년 3월 24일 공개된 아이유 정규 4집의 첫 번째 선공개곡입니다. 서정적인 기타 선율과 목소리가 어우러진 어쿠스틱 사운드의 발라드로, 작사에는 아이유가 직접 참여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이 곡의 탄생 배경을 이렇게 밝힌 적이 있습니다. 이 곡을 작사할 때 불면증을 심하게 겪고 있었다고, 몸이 지쳐 가사도 잘 안 써지던 중에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고 말입니다. 지금 내가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뭐라고 고백할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그 사람의 숙면을 빌어주는 것이 가장 큰 고백이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저는 이 대목에서 오래 머물게 됩니다.

    왜 숙면을 빌어주는 것이 고백인가

    잠을 잘 자는 사람은 숙면의 가치를 잘 모릅니다. 그것이 당연하니까요.

    그런데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잠들지 못하는 사람에게 잠은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닙니다. 매일 밤 통과해야 하는 관문에 가깝습니다.

    그런 사람이 누군가에게 숙면을 빌어준다는 건, 자신이 가장 갖고 싶은 것을 상대에게 주겠다는 뜻입니다.

    사랑한다는 말은 사실 화자 자신을 위한 말이기도 합니다. 내 마음을 전달해서 확인받고 싶은 마음이 섞여 있으니까요. 그런데 좋은 꿈을 꾸라는 말에는 그런 것이 없습니다. 상대가 잘 자는 동안 나는 그것을 확인할 수조차 없기 때문입니다.

    혼자 삼키는 마음에 대해서는, 이전에 태연 ‘Fine’을 다루며 쓴 글에서도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반딧불을 창가로 보낸다는 것

    이 곡의 첫 문장부터 그 태도가 드러납니다.

    이 밤 그날의 반딧불을 당신의 창 가까이 보내겠다고 화자는 말합니다. 그리고 곧바로 덧붙입니다. 그것이 사랑한다는 말이라고.

    저는 이 구조가 이 곡의 핵심이라고 봅니다.

    반딧불을 보내는 것은 조용한 행위입니다. 문을 두드리는 것도, 전화를 거는 것도 아닙니다. 창 ‘가까이’까지만 보냅니다. 상대의 잠을 깨우지 않는 거리에서 멈추는 것입니다.

    사랑한다는 말을 직접 하는 대신, 그 말을 빛 하나로 바꿔서 창밖에 두고 오는 셈입니다.

    모래 위에 적힌 글씨

    이 곡에서 가장 자주 반복되는 이미지는 파도와 모래입니다.

    화자는 파도가 머물던 모래 위에 적힌 글씨처럼, 그대가 멀리 사라져버릴 것 같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늘 그립고, 또 그립다고 합니다.

    모래 위의 글씨는 분명히 적혀 있지만 곧 지워집니다. 그리고 그것을 지우는 것은 누구의 악의도 아닌 파도, 그러니까 시간입니다.

    앞서 저는 잠들기 전의 생각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멈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이 곡의 그리움도 비슷합니다. 붙잡을 수도, 지울 수도 없이 그냥 밀려왔다 밀려나는 것입니다.

    그리고 화자는 반복해서 말합니다. 마음속의 모든 말을 다 꺼내어 줄 수는 없다고. 일기장 안의 모든 말을 다 꺼내어 줄 수는 없다고.

    전할 수 있는 말과 전할 수 없는 말 사이에서, 화자는 결국 가장 짧은 한마디만 남깁니다.

    좋은 꿈이길 바라요

    이 곡의 마지막 문장이 그 결론입니다.

    이 밤 그날의 반딧불을 당신의 창 가까이 띄우겠다고, 그리고 좋은 꿈이기를 바란다고 화자는 말합니다.

    처음에는 ‘보낼게요’였던 것이 마지막에는 ‘띄울게요’로 바뀝니다. 보내는 것은 목적지가 있는 행위이지만, 띄우는 것은 흘려보내는 행위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인사는 사랑한다는 말이 아니라 좋은 꿈을 꾸라는 말입니다.

    앞서 이야기한 것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잠든 사람은 생각하지 않고 느끼지 않습니다. 그러니 그 사람이 잠든 동안 화자의 마음은 전혀 전달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화자는 그 잠을 빌어줍니다. 자신의 마음이 닿지 않는 시간을, 상대를 위해 기꺼이 내어주는 것입니다.

    닿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건네는 마음에 대해서는 지드래곤 ‘무제’를 다룬 글에서도 다룬 적이 있습니다.

    어쿠스틱이 지키는 거리

    이 곡의 사운드도 그 태도를 그대로 따릅니다.

    서정적인 기타 선율 위에 목소리가 얹히는 단순한 구성입니다. 감정이 최고조에 이르는 지점에서도 소리를 크게 밀어붙이지 않습니다.

    저는 이것이 의도된 거리라고 생각합니다. 이 곡은 누군가를 재우기 위한 노래이기 때문입니다. 소리가 커지면 잠을 깨우게 됩니다.

    노래 자체가 자장가의 역할을 하려면 끝까지 조용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 곡은 마지막까지 목소리를 낮춘 채로 끝납니다.

    아이유 밤편지 가사가 지금 우리에게 남기는 것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우리가 쉽게 잠들지 못하는 이유는 두 가지쯤 될 것입니다. 하나는 의식이 꺼지는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고, 다른 하나는 누군가를 향한 생각이 멈추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곡은 두 번째 이유로 잠들지 못하는 사람이, 첫 번째 이유로 잠들지 못할 누군가를 위해 부르는 노래처럼 들립니다.

    판단 없이 곁에 있어 주는 일에 대해서는 이하이 ‘한숨’을 다룬 글에서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니 오늘 밤 누군가가 떠올라 잠이 오지 않는다면, 그 사람에게 좋은 꿈을 빌어주는 것으로 하루를 맺어도 좋겠습니다. 그 마음은 닿지 않겠지만, 어쩌면 그래서 더 순수한 고백일 테니까요.

    전곡은 벅스 밤편지 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어디까지나 저의 개인적인 해석이므로, 여러분에게는 또 다른 밤이 떠오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이유 밤편지 가사를 잠이라는 화두로 읽습니다. 우리가 쉽게 잠들지 못하는 이유, 그리고 숙면을 빌어주는 일이 왜 가장 큰 고백인지까지 함께 짚었습니다.